무인매장
매경이코노미 제2246호 (2024.02.07~2024.02.20일자) 기사 요약 내용이다.
1월 23일 밤 11시에 찾은 서울 노원구 한 거리.
불 꺼진 매장들 사이로 ‘24시간 무인 계란 판매점’ 간판이 유독 환하게 빛난다.
말 그대로 무인으로 계란을 파는 매장이다. 냉장고 7대 안에 10여종 계란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다.
무게에 따라 구분하는 대왕·왕란·특란 이외에도 평소 쉽게 보기 힘든 유정란, 방사란, 초란까지.
가격은 제각각이지만 대란(30구)은 5000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웬만한 대형마트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지만 ‘무인 점포’ 열풍은 꺼질 기미가 없다.
계란을 비롯해 헬스장, 테니스장, 반려동물 용품점까지. 무인 점포 아이템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계란, 테니스, 문방구도 ‘무인’
야간에만 무인 ‘하이브리드 편의점’
무인 편의점, 무인 카페에 이어 이제는 ‘무인 계란’도 나왔다.
제품을 선택해 셀프 결제하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계란 버전이다.
전국 계란 농장과 직계약을 통해 공수한 계란을 무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식이다.
운동도 직원이 없는 무인 공간에서 즐기는 게 트렌드다.
무인 헬스장, 무인 테니스장이 곳곳에 늘어나고 있다.
사전 예약이나 키오스크 결제 후 받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입장하면 마련된 운동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무인 점포 종류는 이 밖에도 다양하다.
원하는 라면과 토핑을 고른 뒤 라면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조리가 되는 ‘무인 라면 카페’,
냉장·냉동고를 접목한 고기 자판기를 들여놓은 ‘무인 정육점’,
학생들을 위한 각종 문구류를 판매하는 ‘무인 문구점’ 등이 대표적이다.
무인 반려동물 편의점 역시 가맹점 100개가 넘은 브랜드가 생겨났을 만큼 예비 창업자 관심이 크다.
편의점이나 빨래방에서도 무인 점포가 점점 더 덩치를 키우고 있다.
편의점 4사(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자료를 종합한 결과,
편의점 무인 점포는 2019년 208개에서 지난해 3816개까지 늘어났다.
5년 사이에 18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에 대한 수요도 크다.
무인 점포 시작을 알린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2017년 880개에서 2022년 4000여개로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셀프빨래방 역시 최근 3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인건비 아끼고 창업비용 싸지만
도난 범죄·안전사고 대처 어려워
무인 점포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 계산대 시장은 2016년 2조8000억원에서
2022년 5조2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용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매장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로 평가받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무인 운영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소비자는 눈치 안 보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소비자에게는 만족스럽다.
유통망 간소화와 인건비 절감으로 아낀 돈 덕분에 가격을 비교적 낮게 책정할 수 있다.
키오스크 기술이 고도화되고 언어 설정이 가능해지면서 외국인 고객 대응에도 유인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고 무인 점포 창업이 무조건 나은 건 아니다.
창업 전문가들은 “장단점이 극명한 만큼 무인 점포 창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 점포 대비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건 장점이지만, 제품 절도 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무인 점포 절도 건수는 318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367건)과 비교해 34.7%나 증가했다.
무인 헬스장은 현행법상 ‘불법’
특히 최근 관심이 뜨거운 무인 헬스장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헬스장 시설에는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체육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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