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 제2139호 (2021.12.22~2021.12.28일자) 기사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혔다. 그간 상승장에 취한 개미 투자자는 방향타를 잃고 혼돈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발발 이후 주가는 잠시 폭락했다 이내 폭등장으로 돌아섰다.
반도체, 2차 전지, 바이오, 플랫폼 등 탄탄한 테마가 줄지어 떠올라서다.
코스피는 지난 10월 5일 6개월 만에 3000선이 깨진 이후 2900~3050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움직인다.
2022년에도 박스권 장세가 점쳐진다.
국내 주요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를 종합하면 2022년 고점은 3200~3600, 저점은 2610~2900선이다.
개미 투자자가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을 꼽아본다.
▶1. 낙폭 과대주 노려라
▷악재인 듯싶을 때 주워 담아야
15년 이상 주식을 해온 김현철 씨(46)는 최근 알서포트 주가를 눈여겨봤다.
이 종목은 비대면 재택·원격 근무 서비스 기업이다.
2019년 1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코로나19로 주목받더니 2020년 8월 2만3000원까지 뛰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쌀 때 주워 담으라’는 투자 제1계명에 충실한 사례다.
김민규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디어와 게임처럼 이미 조정이 진행됐지만 2022년 실적 전망이 견고한 종목에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NEW ▲서울옥션 ▲크래프톤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 ▲게임빌 ▲한전기술 등이 추천 종목이다.
신규 상장 낙폭 과대주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매년 연말이면 신규 상장 후 주가가 크게 하락해 ‘L’자 형으로 주가 차트를 그리는 기업이 반등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상장 후 실적 부진 ▲상장 전 비상장 가치 과대 평가로 상장 후 하락
▲대주주 과세에 따른 큰손들의 매도 ▲구주주 지분이 보호예수가 풀리며 공모가 대비 하락한 기업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쌀 때 사두는’ 전략은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와 관련 깊다.
정기적으로, 쌀 때 많이 사고 비쌀 때 적게 사며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키움이 내놓은 스마트인베스터 분할매수 펀드도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를 노린 펀드다.
‘키움 스마트인베스터 분할매수 펀드’는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 20%를 시작으로, 코스피200지수가 오르면 덜 사고 내리면 더 사는 자동 분할매수 전략을 구사한다.
▶2. 인버스·레버리지 ETF
▷하락 땐 인버스 오를 땐 레버리지로 수익
10년 차 주식 투자가 이준서 씨(44)는 박스권 장세가 두렵지 않다.
그는 평소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동시에 운용한다.
주가 상승률 두 배 수익을 내는 상품과 떨어져도 수익이 나는 인버스로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떨어져도 수익이 난다는 점에서 위험을 줄일 수 있거니와, 무엇보다 급락에 따른 ‘멘털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과거 박스권 장세를 겪어본 투자자는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해볼 수 있다.
저점과 고점 구간에서 매수·매도를 반복해 수익을 노린다.
최근 ETF가 다양해졌다는 점은 이 같은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저점이라 예상될 때는 지수 상승세를 좇는 레버리지 ETF를 사고, 박스권 상단까지 오르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코스피가 3000선이 깨지며 2822까지 내려간 지난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레버리지 ETF였다.
▶3. 전문가 믿고 롱쇼트 펀드
▷타임폴리오 ‘위드타임’ 펀드 인기
개별 종목을 천장에서 팔고 바닥에서 살 수 있다.
인버스ETF를 통한 하락장 대응도 가능하다.
박스권 장세에서 이것저것 고민하고 싶지 않다면 아예 ‘박스권 전용 펀드’에 맡기면 된다.
최근 롱쇼트 펀드가 주목받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롱쇼트 펀드란 주가가 오를 종목을 매수(롱 포지션)하는 동시에 떨어질 종목에는 쇼트 포지션(공매도)을 취하는 상품이다.
상승을 예상하는 매수 전략과 하락을 대비하는 매도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며 안정적 수익을 노린다.
(상승을 예상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 아닌가 싶은데..)
대표적인 펀드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위드타임’ 펀드다.
위드타임 펀드는 큰손들이 투자하는 사모 롱쇼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다수 운용사들이 사모 재간접 펀드를 우후죽순 내놨지만 타임폴리오운용만 ‘나 홀로’ 성과가 높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 펀드는 주식에서 매수와 매도를 조합하는 혼합형 롱쇼트 펀드다.
국내 롱쇼트 펀드 원조 격인 브레인자산운용은 롱쇼트 전략이 가미된 펀드(브레인 Long-Short BBOT 일반사모투자신탁 1호)를 조성했다.
(살짝 느낌은 증권사/은행 펀드 광고 느낌이 난다)
▶4. 실적 좋은 종목 결국 오른다
▷외국인 삼전·SK하이닉스 집중 매수
쌀 때 사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다. 단 조건이 있다.
실적이 좋아야 한다. 미래 실적이 좋아질 기업은 주가가 갇혀 있어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형주에 온기가 돌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12월 초 발표된 11월 수출이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과거 외국인 자금 이탈 과정에서 피해는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 집중됐는데, 회복력이 좋을 업종도 역시 반도체와 자동차”라고 말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덜 오르고 못 오른 업종에 주목해야 하는데 대형 업종 중에서는 자동차가 소외됐다”며 자동차주를 추천했다.
[현대차]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도 주목받는다.
주가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네이버가 1년 내 50%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네이버는 검색 플랫폼의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사업 성장세가 뚜렷하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네이버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1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5. 배당 등 인컴 투자 ‘안전판’
▷박스권이거나 말거나 고정 수익 쏠쏠
은퇴자금까지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확실히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배당주 펀드는 좋은 대안이 된다.
일례로 ‘미래에셋베트남고배당IPO(81억원)’는 배당수익률이 높고 유동성이 풍부한 베트남 주식을 선별해 투자한다.
최근 3개월 수익률 7%가 넘는다.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18%)’에 이어 2위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은 코카콜라, AT&T, 월마트 등 기초체력이 탄탄하고 매출 안정성이 높은 미국 기업을 골라 담는다.
다만, 현시점 고배당보다 지속 가능한 이익 추구 가능성을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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