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 제2213호 (2023.06.14~2023.06.20일자) 기사 요약 내용이다.
서울 남부순환로와 국회대로가 만나며 서쪽으로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서울 양천구 신월IC.
서울에서 부천과 인천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장소다.
자동차를 이용할 때는 편리하지만 이곳 대중교통 접근성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이나 2호선 신정네거리역으로 도보 30분 이상 소요된다.
신월IC를 기준으로 사방에 일부 아파트 단지와 오래된 빌라(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등이 모여 있다.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로 분류되지만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바로 고도 제한 때문이다.
이곳은 김포공항과 가까워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월동 일부 지역에 고도 제한 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업계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한국공항공사와 협의에 나서 신월7동 고도 제한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신월IC 남서쪽에 위치한 신월7-1구역은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돼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신월7-1구역은 물론 신월동 일대 정비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신월시영아파트와 길훈·신안파크아파트는 올해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신월IC 북쪽에 위치한 신월1동과 신월3동은 서울시 정비사업인 모아타운으로 지정됐다.
모든 사업이 마무리되면 신월동 일대에는 최대 1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촌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양천구 신월7동 913번지 일대(신월7-2구역)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30년 이상 건축물이 90%에 육박하는 노후 주택 지역이다.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지상 14~15층 27개동 290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바뀔 전망이다.
신월동 일대는 1970년대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형성된 이후 인근 김포공항 입지에 따른 고도 제한 등으로 개발에 제약이 많았다.
2020년 공공재개발 대상지 탈락 등 부침을 겪은 후 2021년 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주민, 자치구, 전문가와 한 팀을 이뤄 지난 1년간 논의를 통해 신속통합기획안을 수립했다.
공항시설법에 따르면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축물은 해발 고도 57.86m 이하(11~12층)로만 지을 수 있다.
서울시는 한국공항공사 협조를 얻어 고도 제한을 66.49m까지 풀었다.
또 서울시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적용되는 7층 높이 규제도 없애면서 별도 공공기여 없이 건물을 더 올릴 수 있게 했다.
기획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월7-1구역을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4가지 원칙을 수립했다.
구체적으로 ▲주변과 조화로운 도시 경관 형성 ▲흩어진 공원·녹지의 연결성 강화와 활용성 증대
▲도로 확대와 역세권 형성 등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 ▲다양한 주민편의시설 조성 등이다.
이곳에는 경전철 목동선 오솔길실버공원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구역 바로 동쪽 대로변을 따라 주거·상업복합타운이 설치되면 지하도를 통해 경전철 역사와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서울시는 신월7-2구역 신속통합기획안의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속통합기획안이 양천구를 거쳐 서울시에 입안되려면 주민 동의율 67%를 채워야 한다.
요건을 채우면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통해 신속통합기획안을 정비계획으로 확정하게 된다.
노후 주택이 워낙 많은 신월동은 2000년대 초반부터 주민들의 재개발·재건축 추진 의지가 컸지만
고도 제한 규정과 함께 입지적 한계에 따른 낮은 사업성 등 이유로 오랜 기간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기획안을 계기로 신월동 일대 여러 정비사업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7-2구역과 붙어 있는 7-1구역은 2020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돼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7-1구역 역시 7-2구역과 같이 고도 제한을 66.49m까지 완화하며 7층 높이 규제도 풀었다.
7-1구역의 경우 재개발이 순탄하게 마무리되면 2200가구 대단지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월IC 북쪽에 위치한 신월1동과 3동은 서울시 정비사업인 모아타운으로 지정돼 관리계획을 짜고 있다.
연내 용역이 마무리되면 모아타운 관리지역으로 고시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준비할 계획이다.
재건축 사업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단지는 신월시영아파트다. 신월동 일대 정비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신월시영아파트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987-1번지 일대에 위치했으며 총 2256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올해 준공 36년 차(1988년 준공)로 신정뉴타운과 가깝다.
지난 1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 단지는 최근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컨소시엄을 통한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신탁 방식 정비사업은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재개발 등의 시행을 맡아 사업을 주도하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신탁 방식 재건축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월시영아파트 시세 역시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전용 59㎡가 8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지난해 9월 6억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3월에는 같은 면적 물건이 6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최근 나온 매물 역시 호가가 7억원 전후로 형성됐다.
재건축 사업이 순탄하게 마무리되면 신월시영아파트는 3200가구 대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신월7-1·2구역과 북서쪽으로 맞닿은 길훈아파트와 신안파크아파트도 각각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고도 제한 완화 소식에 들썩이는 신월동 일대지만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도 있다. 바로 대중교통 시설 확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서울 경전철 목동선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주목한다.
신월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도 제한 완화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결국 1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려면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신월동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교통 낙후 지역인 만큼 경전철 신설이 꼭 필요한 입장”이라고 말했다.